- 공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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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가장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앨범을 꼽으라고 할 때, 혹은 2014년의 가장 좋았던 앨범을 얘기해 보라고 할 때 선길문(Sun Kil Moon)의 “BENJI”를 빠뜨린다면
아마도 최근 음악 듣기를 조금은 게을리 했을 확률이 높다. 물론 포크/록
음악에 평소에 관심이 없었다면 예외가 되겠지만. 선길문은 싱어송라이터 마크 코즐렉(Mark Kozelek)이 주도하고 있는 밴드 이름이고, 익히 알려진
바 대로 밴드 이름은 우리의 권투 선수 문성길에서 따왔다. 마크 코즐렉이 선길문 이전에 결성한 밴드는
레드 하우스 페인터스(Red House Painters)인데 90년대
초반 4AD와 계약한 이 포크/슬로우-코어 성향의 인디 밴드는 동시대 활약한 전세계 독립 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밴드로, 선길문은 레드 하우스 페인터스의 시즌2와도 같은 밴드이다.
선길문이 2003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Ghosts Of the Great Highway”는 발표와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여기에는 평소 마크가 관심을 두고 있던
3명의 권투 선수들의 얘기들이 담겨 있었고 82년에 사망한 비운의 복서 김득구에 관한 노래
“Duk Koo Kim”은 앨범의 대표곡이기도 했다. 데뷔 앨범은
평단의 극찬에 힘입어 높은 판매고를 올렸고, 선길문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총 6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선길문에게 있어 가장 큰 터닝
포인트는 아마도 2014년에 발표된 앨범 “벤지”(Benji)일 것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화 (영화 제목이자 이 픽션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개의 이름) 이름을 딴 이 앨범은 거의 모든 음악 매체들에게 “역대 최고의
앨범”이라는 찬사를
얻으며 선길문의 앨범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4년 연말 결산에서 이 앨범을
“올해의 앨범” 리스트에 올린 영미권 음악 매체만 해도 30개가 넘는데, 그 중 팩트 매거진 (1위), 웹진 팝매터스 (2위), 웹진 스테레오검 (3위), 스핀 (6위), 피치포크 (7위), 언컷 (10위) 등
많은 매체들이 이 앨범을 10위권에 올려 놓았다. 늘 꾸준히, 뛰어난 앨범을 발표해 왔던 마크 코즐렉과 선길문이지만 “벤지”의 성공과
더불어 선길문은 전세계 음악팬들로부터 다시금 주목 받고 있으며, 전세계 음악 페스티벌에서 한층 무게감
있는 공연 시간대를 부여 받고 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를 지니고 있는 앨범 “벤지”는 리스트
만들기 좋아하는 피치포크에서 최근 발표한 <2010년 이후 현재까지 가장 뛰어난 앨범 목록>에서 9위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보통 음악 매체들이 10년 단위로 뛰어난 앨범들을 정리하기 좋아하는데, 향후에 더 많은 앨범들이 발표되더라도 이 앨범은 높은 순위를 점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시간의 흐름을 비켜가기에 충분한 아름다운 앨범이기 때문이다.
밴드로서 최초 내한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지만 2014년의 최대 화제작을 라이브로 만난다는 것은 이번 내한 공연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 될 것이다. 아마도 우리 시대 가장 빛나는 인디 포크 앨범 중 하나로 남을 “Benji”의 발표와 함께 하는 선길문의 투어라는 점에서 이 공연 역시 현장 목격자들에겐 훗날
하나의 자랑스러운 얘깃거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