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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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을 기다린 집.
나가라 내쫓는 나라.
그러나 아직, 꽃 피우지 못한 이름들이 있다.
갈대밭 한가운데, 허름한 집 한 채.
그곳에 네 세대 여성이 모여 산다.
전쟁 속 실종된 남편을 기다리는 증조할머니,
삼청교육대에 남편을 잃고 갈대발을 엮는 할머니,
이혼 후 청소 일을 전전하는 엄마,
그리고 대학을 포기하고 임신을 선택한 열여덟 소녀.
정부는 그들에게 말한다.
“여기는 당신들 땅이 아닙니다. 나가세요.”
하지만 이 집은 단지 주거 공간이 아니다.
삶의 기록이며, 기다림의 상징이며, 지워지지 않는 고통의 증언이다.
이 작품은 국가폭력과 여성, 가족과 기억, 그리고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트라우마를
날카롭게, 그러나 따뜻하게 꺼내어 묻는다. 그리고 말한다.
“이제는… 우리도 피어날 차례라고.”
■ 연출의 글
작, 연출 정범철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기다림’을 품고 살아갑니다.
어떤 이는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어떤 이는 사라진 시간을,
어떤 이는 잃어버린 나라를 기다립니다.
『피어날다』는
그 기다림이 이어진 한 집의 이야기입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평범하지 않지만,
모두가 우리 주변 어디쯤은 살고 있을 것 같은 얼굴입니다.
이야기를 쓰면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단어는 ‘물려받음’이었습니다.
유산처럼 남겨지는 상처, 기억, 트라우마.
그리고 그것을 끝내 끊어내려는 어떤 세대의 용기.
저는 이 작품이 관객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조용히 씨앗 하나를 심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각자의 방식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 출연진
조금순 | 김화영
이병선 | 전국향
장복례 | 유 안
김자영 | 조주경
최명철 | 성노진
최명희 | 류진현
정상식 | 박수연
최다혜 | 박솔지
양형규 | 오현근
▶ 창작진
무대디자인 유다미 | 조명디자인 김광훈 ┃ 기획 임숙균, 원소이 | 조연출 윤경화, 장보아 | 조명오퍼 김주형 | 무대감독 유경민 | 사진 장보아 | 그래픽디자인 디자인SN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