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1940년대 끝자락의 6월 파리, 뤽상부르 정원.
플라타너스 아래서 두 여인이 벤치에 마주 앉아 인생이야기를 나눈다.
한 사람은 나혜석,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이자 작가, 독립운동가.
다른 이는 라넵스카야, 체홉 <벚꽃동산>에서 러시아 귀족사회의 몰락을 지켜본 여인.
두 사람의 과거는 묘하게 얽혀 있다.
연해주 한인의 삶과 독립운동을 도와준 라넵스카야의 딸 아냐와
자신의 조국을 위해 열렬한 공산주의자의 길을 갔던 트로피모프는
스탈린에 의해 결국 숙청당한다.
야냐는 카자흐스탄으로 추방되고 트로피모프는 강제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연해주의 한인들. 독립운동. 그리고 죽음의 강제이주.
그 고통을 딛고 살아남은 나혜석의 잃어버린 아들 내하.
질곡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두 사람은 그렇게
카자흐스탄에서 운명처럼 만나 결혼하고 또 다른 삶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서로 다른 민족, 언어, 역사를 가진 두 여인.
그러나 그들의 자손은 하나의 가족이 되었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잊힌 역사와 잊혀진 이름들이 되살아난다.
광복 80주년,
분단과 추방, 고통과 연대를 넘어
유라시아를 하나로 잇는 ‘사람’이야기.
두 여인은 그렇게, 침묵 속 일몰을 바라보며
역사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예감한다.
[CAST]
한윤춘, Anastasiia, 박윤정, Evgenii, 문현정, Adelina, Assylbek, Akmaral,
안성채, 김의현, 주인서, 남기필
[CREATIVE TEAM]
무대: 임일진, 조명: 여국군
의상: 김은영, 기획팀장: 안성채, 기획/홍보: 나시예, 홍보물디자인: 박시은, 사진: 이강물, 무대감독: 김태명,
음향감독: 강지완, 협력연출: 한윤춘, 통역: 다찌아나, 조연출: 김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