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학자가 “역사는 복수의 기록이다.”라고 얘기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보통 가장 흥미를 가지는 이야기 중 하나가 복수극일 것이다. 비록 신화와 이야기 섞여 진실인지는 모호하지만 그리스 신화와 전설 속의 복수극 이야기는 그 막장?성에 있어서 가히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흔히 정권이 바뀔 때 절대 복수를 안하고 화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유권자들에 공언들을 하지만 그리 된 예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 사회다.
그리스비극의 형식(3부작+사티로스극)의 효시이며 한명이었던 배우를 둘로 늘린 그리스 3대 비극작가중 맞형인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는 신을 농락하려다 오히려 신의 저주를 받아 골육상쟁, 근친 살해까지 자행되는 아트레우스가문의 막장 복수극이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법과 재판이란 장치가 그 벌을 주지만 당시의 관습으로는 복수가 허용되는 사회였다. 하지만 아이스킬로스는 극의 마무리를 시민재판으로 하여 고대그리스의 민주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지배계층에게는 탐탁하지 않았으며 아이스킬로스의 사후까지도 “오레스테이아”의 공연은 반드시 당시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공연할 수 있었다.
현시점에서 이작품을 선정한 이유는 고전 명작의 위대함 중 하나인 동시대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던 현재의 우리 모습이 보여질 것이란 믿음과 기록상 남아 있는 현재 우리 공연들의 조상격인 작품이라 택하였으며, 셰익스피어도 이작품에 영감을 받아 막장스러운 복수극 “햄릿”을 썼다. 햄릿과 이 작품은 공통점이 많다. 해서 조합에서 향 후 햄릿, 그리고 오레스테스=엘렉트라=햄릿(가제)‘ 3연작을 기획하고 있다.
3부작과 사티로스극이 그리스 비극의 형식이지만 현재 사티로스극은 남아있지 않다.
또한 너무도 장황한 대사들은 오늘 우리의 관객들들을 당황 시키거나 지루함의 끝왕이 될수도 있으므로, 시대 감각에 맞는 어레인지와 생소화효과, 토론연극, 이머시브씨어터 등의 장치로 재미있고 쉬운 고전 읽기(lire)가 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든다.
[시놉시스]
‘오레스테이아 3부작’은 트로이전쟁 직후 아가멤논 왕가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이다. ”오레스테이아“는 ”오레스테스 이야기“란 뜻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과 달리 3부부터 시작하여 1부, 2부의 순으로 즉, 토론으로 시작하여 드라마로 끝을 맺는다.
3부 [복수의 여신들]부터 연극이 시작된다.
공항상태의 오레스테스가 신들의 재판을 통해 구원받는다는 내용으로 원작자인 아이스킬로스는 말하고 있지만 왕권을 놓고 벌이는 형제간의 권력투쟁, 형수와 시동생간의 불륜, 아버지와 딸의 근친상간, 부부간, 삼촌과 조카, 엄마와 아들간의 살인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엽기적이고 기괴한 사건들을 가지고 논쟁을 벌입니다. 관객, 배우, 스텝 모두가 참여하는 <오레스테이아>는 아가멤논가에서 벌어진 삼대에 걸친 비극을 통해 정의란 이름으로 행해진 복수의 사이클이 오히려 사회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를 추적하고 인성(humanity)과 고통(suffering) 사이에서 번뇌하지만 지혜로운 인간 모습의 기록들을 공연이 시작됨으로써 비로소 담담하게 보여 주게 됩니다. 분쟁이 아닌 논쟁으로 . .
1부 [아가멤논]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아가멤논 왕을 그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 가 살해하고 . .
우리는 아내가 남편을 죽인 이유를 안다. 아버지가 전쟁을 위해 딸을 제물로 희생시켰기 때문이다. 그에 분한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정부인 아이기스토스와 힘을 합쳐 아가멤논과 그가 전쟁 포로로 데려온 카산드라를 함께 살해 할 계획을 세운다. 전쟁에서 승리한 남편을 위해 아주 값비싼 자주빛 옷을 깔아 놓고 반갑게 맞이 하지만 남편은 이런 고급스런 천을 밟고 성 안으로 들어 가는 행동이 신에게 노여움을 살까 두렵다고 거절을 한다.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아가멤논을 설득해 신발에 먼지 하나 묻히지 않고 성안으로 들어오게 하는데 성공한다. 머뭇거리는 카산드라도 함께 말이다. 오랜 전쟁에서 지칠대로 지친 남편에게 따뜻한 목욕물을 준비해 준다. 아무런 의심 없이 목욕을 하려는 아가멤논은 아내와 아이기스토스가 쳐 놓은 덫에 걸리고 아내가 휘두른 도끼에 피를 토하며 죽음을 맞이 한다.
2부 [죽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제물]
청년이 된 오레스테스가 아버지의 원한을 갚기 위해 여동생 엘렉트라와 함께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 아이기스토스를 살해하고 . .
청년 오레스테스는 아버지의 무덤에서 여동생 엘렉트라와 재회한다. 그러나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엘렉트라가 의심스럽다. 어떻게 하면 신에게 복수를 요청하고 양심의 가책에서 해방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살인자가 엄마란 사실은 엘렉트라 역시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복수를 하면 아버지의 원혼을 달래 줄 수 있지만 자신은 엄마를 죽인 양심의 가책으로 평생후회하며 살아가야 된다. 그렇지만 그녀는 복수를 원하는 코러스, 동생인 오레스테스와 함께 어머니에 대한 경멸을 이야기 하고 오직 오레스테스 너만이 집안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오레스테스 역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로 어머니를 죽인다면 아버지의 원혼은 풀어주지만 반대로 어머니의 저주를 받게 된다. 복수를 통한 정의실현이라는 이름으로 애써 자위하지만 어머니를 죽인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출연진]
정은수, 이경열, 유화현, 정주홍, 신유진, 김민채, 정주연, 백승재, 지현배, 송민찬, 조수연, 전지윤, 이유경, 최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