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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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야 하는 광해군과 죽임을 당해야 하는 허균의 독대”
광해군은 역모 죄로 잡힌 허균을 처형당하기 전날 독대를 하기 위해 침전으로 부른다. 허균은 광해군의 벗이자 스승이었다. 허균은 광해군과 임진왜란을 함께 했고 광해군 집권 초기 시절에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다. 광해군은 허균과 독대의 자리에서 임금과 신하의 관계가 아닌 자신의 스승이자 벗으로 대하며 허균에게 술잔을 권유한다.
광해군은 허균에 묻는다.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모든 것을 것을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허균은 광해군에게 이야기한다. 허균은 자신이 직시한 조선 백성의 비참한 삶의 현실들, 자신의 스승님과 서자 친구들의 한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조선에서 철저히 차별 받고 있는 서자가 주인공인 홍길동전을 쓴 이유에 대해서 광해군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허균은 왕과 사대부의 나라인 조선 사회를 신분 차별이 없는 백성들의 나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꿈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광해군은 마지막까지 허균에게 허균의 꿈을 자신과 함께 할 수 없냐고 설득을 하지만 허균은 자신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광해군에게 마지막 큰절을 올리며 긴 독대를 마친다. 허균은 담담하게 자신의 꿈, 자신이 꿈꾼 세상과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