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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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 싱스의 탁월함은 2003년 데뷔 이후로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얘기되어 왔으나, 아직은 좀 더 알려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몇 년 전 올라온 NPR의 “Tiny Desk Live” 동영상이나 렉스 오렌지 카운티가 그와 함께 만든 “Loving Is Easy”라는 히트곡을 통해 뒤늦게 베니 싱스를 알게 된 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로맨틱함과 친숙함, 그리고 일상의 수많은 감정이 뒤섞인 이 (네덜란드 출신)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바우터 하멜 등 자국 음악가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하거나 다수의 광고 음악을 만드는 등의 폭넓은 활동도 해왔지만, 그를 소개하는 기사들은 “당신이 아직 모르는 최고의 아티스트” (허핑턴 포스트, 2015) 같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70-80년대 AOR, 그리고 재즈와 R&B가 잘 섞여 있는 그의 음악들은 오랜 시간을 거쳐 견고한 팬덤을 형성해왔다. 그의 음악을 좋아한 메이어 호손이나 골드링크 같은 음악가들이 그의 앨범에 참여하거나 투어를 함께 했으며, 그러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북미에서도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2019년 신작 “City Pop”은 미국 레이블인 Stones Throw를 통해 전세계 시장에 발매되었다.
“City Pop”이라는 단어에서 80년대 일본에서 유행했던 일련의 음악 형태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단어 의미 그대로 베니 싱스의 팝음악은 도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왔으며, 실제로 베니는 뉴욕과 파리, LA, 도쿄와 암스테르담 등을 오가며 이번 앨범 작업을 했다. 그리고, Mayer Hawthorne, Cornelius, Sukimaswitch, Renaud Letang 등의 음악가와 프로듀서들은 베니가 구상한 “City Pop”을 완성하는데 힘을 보탰다. 팝과 재즈, 소울, R&B 등이 듣기 좋은 템포와 리듬 속에서 잘 어울리는 베니 싱스 특유의 음악은 여기에서도 여전한데, ‘시티팝’이란 애초부터 베니 싱스의 음악 그 자체였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서울에서 라이브로는 처음 만나는 베니 싱스의 음악은, 늦가을, 혹은 초겨울 서울의 사운드트랙으로는 더 없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