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the Concert
전세계 오케스트라의 장인들과 실력자들이 한데 모인 슈퍼 오케스트라, 세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의 최고봉, 루체른 음악제를 위해 뭉친 드림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ucerne Festival Orchestra; LFO)가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1938년 토스카니니가 루체른 페스티벌을 위해 창단한 LFO는 2차대전의 상흔을 그대로 안은 채 유지되어 왔다. 그리고 2003년, 전설의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봉을 잡으며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악장과 각 악기 수석 연주자를 영입하고, 당시 오케스트라 활동으로는 만나기 어려웠던 알반 베르크 4중주단-하겐 4중주단의 멤버들까지 단원으로 규합하여,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오케스트라의 드림팀을 구성했다.
엠마누엘 파후드-알브레히트 마이어처럼 아바도와 베를린 필하모닉 시대를 함께한 음악가들도 참가했고, 솔리스트 활동에 매진하는 르노-고티에 카퓌송 형제, 베를린 필하모닉을 퇴단한 자비네 마이어도 LFO 단원으로 참여했다. 또한 아바도의 정신이 흐르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단원들 역시 LFO의 주축이었다.
2014년 아바도가 타계할 때까지, LFO는 아바도와 함께 말러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음악사에 반드시 기록될 전설적인 명연을 일궈냈다. 특히 LFO가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하자 베를린 필하모닉 감독 재임시절 위암 투병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아바도의 개인사가 함께 회자되었고, 이에 독일 타게스슈피겔은 당시의 연주를 ‘루체른의 기적’으로 칭했다. 이처럼 기적이라 칭송 받은 LFO의 연주를 루체른이 아닌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으나, 2006년 단 한 번 일본의 관객들을 만났으며, 그 후로 십 년이 훌쩍 지난 2017년 10월, 드디어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첫 번째 투어를 진행한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스타들이 앙상블을 이루는 장관을 이끄는 새로운 수장은 이탈리아의 명장 리카르도 샤이다. 어린 시절, 라 스칼라 오페라에서 아바도의 조수로 2년 동안 활동한 샤이는 2015년 라 스칼라 오페라에 이어 2016년 LFO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아바도가 루체른 축제와 오케스트라에 남긴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감독 시절에 남긴 화려한 유산들을 LFO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방식으로 샤이는 LFO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메이저 오케스트라의 장인들이 일 년에 한 두 차례(부활절-여름 시즌) 루체른에 모여 지역에 기반을 둔 상설 오케스트라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에너지를 모두 발산하는 LFO의 매력은 색채의 마법사 샤이를 만나 지금껏 국내에서 경험하지 못한 오케스트라 예술의 황홀경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LFO 첫 내한에서 샤이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재임 시절 음표 뒤의 의미를 헤아렸다는 평가를 받았던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과 교향곡 8번을 전반부에 배치하였으며, 화려한 색채가 빛나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을 후반부에 놓았다. 친숙한 멜로디를 특유의 타이트한 리듬감으로 요리하는 샤이를 확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8년 잠시 찾아온 심장 질환의 여파로 샤이는 유럽 밖으로 나가는 해외 공연의 횟수를 줄이고 있었기에 샤이와 함께하는 LFO 내한은 그들의 조합을 직접 볼 수 있는 놓쳐서는 안될 기회다.
About the Orchestra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Lucerne Festival Orchestra
악단의 모체는 초창기부터 1993년까지 주로 스위스에 주재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축제를 위한 임시 악단이었다. 그러던 20세기 후반부터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의 손길이 닿았던 말러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유럽 연합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참여하게 되면서 축제와 악단 모두에 아바도의 색채가 짙어졌다.
2003년 아바도가 LFO 음악감독에 취임하면서 전대미문의 초호화 오케스트라가 조직됐다. 악단은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주축을 이뤘고, 자비네 마이어나 나탈리아 구트만, 하겐 4중주단, 알반 베르크 4중주단 멤버 같은 세계적인 실내악 스타들과 솔리스트들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참가했다. 또한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을 비롯해 세계 메이저 악단의 수석 연주자 가운데에서 당시 최고의 스타들이 루체른에 모였다. 콜야 블라허(바이올린), 볼프람 크리스트(비올라), 옌스 페터 마인츠(첼로), 엠마누엘 파후드(플루트), 알브레히트 마이어(오보에), 슈테판 슈바이게르트(바순)도 합류했고 런던 심포니 수석도 등장했다. 아바도의 오랜 경력으로 자신이 친밀하게 지내왔던 단원들에게 오케스트라 참가를 타진하면 거의 모든 음악가들이 그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스타급 솔리스트들은 수많은 인터뷰에서 LFO에 참여하게 된 것을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결성된 세계 유일의 드림팀이 각 파트별로 별도 연습을 거쳐 전체 오케스트라 리허설로 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로 여겨졌다. 또한 어느 자리에 누가 앉고, 단원들의 서열을 누가 어떻게 정하는지는 매해 루체른 페스티벌을 기다리던 모든 이들의 관심사였다. LFO의 음악감독으로서 아바도는 자신의 온 열정을 쏟아부었고, 열흘 동안의 리허설을 포함해 총 3주 동안 LFO 활동에 모두 적극적으로 함께하면서 기념비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위암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기기도 했던 아바도는 LFO 재임 동안 말러 교향곡을 영상물로 내놓아 불멸의 자취를 세계에 전하기도 했다. 2005년 로마 투어를 시작으로 2006년 도쿄, 2007년 BBC 프롬스, 뉴욕 카네기홀 투어를 가지며, 세계의 팬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2014년 아바도 타계 이후 당해 년도 축제는 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를 맡았고 이듬해 여름 리카르도 샤이가 공식적으로 LFO 음악감독에 취임하며 2020년까지 LFO 이끌게 되었으며, 아바도의 정신을 바탕으로 LFO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About the Conductor
리카르도 샤이
Riccardo Chailly
1953년 밀라노 태생으로 힌데미트 문하에서 음악학자로 명성을 쌓은 루치아노 샤이의 아들이다. 로마 음악원을 졸업하고 부친이 근무하는 페루자-밀라노 음악원에서 음악수업을 이어 갔으며 시에나 음악원에서 프랑코 페라라를 사사했다. 14세에 관현악 지휘자로 데뷔하며, 지휘자로서의 여정이 시작되었고, 1970년대 초반 그의 지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수로 발탁되며 2년 동안 밀라노 스칼라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를 맡게 된다. 1972년 밀라노 테아트로 누보에서 마스네 ‘베르테르’로 오페라에 데뷔했다.
1974년 시카고 리릭 오페라 ‘나비부인’을 지휘하며 미국 무대에 데뷔하였고, 1977년 지휘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투란도트’는 파바로티-카바예 출연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1978년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데뷔했고 영국의 로열 오페라, 독일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스트리아의 빈 슈타츠오퍼, 미국의 뉴욕 메트로폴리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객원 지휘자로 오랜 시간 활약했다. 1982-85년까지 런던 필하모닉 수석 객원 지휘자를 역임했고, 1986-93년까지 볼로냐 테아트로 코뮤날레 음악감독을 지냈다.
거장의 행보는 1988년 9월,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의 후임으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수석 지휘자로 부임하면서부터 시작된다. RCO에서 2004년까지의 재임 기간 동안 브람스, 말러, 브루크너 교향곡 전집을 남겼다. 1999년 밀라노 베르디 교향악단 음악 감독으로 부임해 지금은 계관 지휘자로 임명되어 활동 중이다.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19대 카펠마이스터직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다니엘 바렌보임의 후임으로 밀라노 스칼라 극장 총감독을 맡고 있으며, 2016년부터 아바도의 뒤를 이어 LFO 음악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태생의 샤이는 리카르도 무티와 함께 세계를 주름잡는 이탈리아 지휘계의 영웅이다. 공업학교를 다니다 음악으로 전과해 피아노와 지휘를 마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브람스와 모차르트의 독일 고전 작품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라벨, 드뷔시의 인상파 음악의 감각적 해석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980년대부터 천착해온 브루크너 교향곡의 해석에는 세기적 대가의 풍모가 물씬하다. 특히 큰 스케일과 색채감으로 샤이 지휘의 특징을 규정해볼 수 있다. 바흐부터 20세기 음악까지 광대한 레퍼토리를 넘나들지만 한 번만 들어도 샤이의 연주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매력이 넘친다. 진부하게 여겨지는 독일 고전 작품에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불어 넣고 신고전주의-인상파 음악에선 선명한 조형과 풍성한 화음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해석으로 관객들을 흡인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국내 팬들과는 1984년 영국 로열 필하모닉과 내한해 피아니스트 이경숙과 베토벤 협주곡 5번을 협연하며 처음 만났다. 1996년 9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 내한해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와 모차르트 협주곡 27번을 협연했고,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을 지휘했다. 2011년 3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내한을 이끌며, 국내 팬들에게 그의 명성이 더욱 알려지기도 했다.
- 리카르도 샤이 주요 음악감독 경력
2016-2020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2015-2022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 수석 지휘자-음악감독
2005-2016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카펠마이스터
1999-2005 밀라노 베르디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1988-2004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
1982-1989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수석 지휘
PROGRAM
*프로그램*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베토벤 교향곡 8번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