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장한나가 11년 만에 한국에서 스승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공연을 펼친다. 2012년 앱솔루트 클래식 공연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성사된 것으로 9월 17일 전주를 시작으로 19일 대전, 21일 경주, 23~24일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진다.
장한나는 첼리스트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이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여성 지휘자로 더 유명하다. 그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쾰른 필하모닉, 비엔나 심포니, 리버풀 필하모닉, 시애틀 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였고, 2017년 9월부터는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를, 2022년 9월부터는 함부르크 심포니의 수석 객원지휘를 맡고 있다.
또한,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 선정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에 뽑혔으며, 영국 클래식 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이 선정한 ‘현재 최고의 여성 지휘자 19인’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장한나는 자신의 삶을 바꾼 한 사건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스승인 미샤 마이스키와의 만남을 든다. 1992년 내한 공연을 했던 마이스키는 당시 아홉 살 소녀였던 장한나의 연주 영상을 보고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다. 장한나는 음악이 무엇인지, 음악을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 마이스키를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마이스키 역시 장한나를 자신의 유일한 제자로 소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장한나가 첼로 연주를 멈춘 것을 누구보다 아쉬워했지만, 지휘를 하는 그녀의 영상을 보고 음악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로는 “언제, 어디서든, 무슨 곡이든 너와 함께라면 좋다”라고 얘기하는 장한나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과 베토벤 교향곡 5번(9월 23일),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9월 24일)을 연주한다.
첼로 음악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은 가장 난이도가 높고 화려한 곡으로 마이스키도 10여 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선보이게 되는 곡이다. 첫날과 둘째 날에 2부에서 각각 연주되는 베토벤 교향곡과 드보르자크 교향곡은 가장 유명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곡이다. 열정적인 조련사로 유명한 장한나가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디토 오케스트라와 빚어낼 이 걸작들의 사운드가 궁금하다.
이번 공연은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자, 거장과 거장의 만남, 그리고 클래식 음악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역사적인 무대로 놓칠 수 없는 순간이 될 것이다.
[캐스팅]
장한나 (지휘), 미샤 마이스키 (첼로), 디토 오케스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