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
세계 군복 콘테스트에서 꼴등을 한 한국 군복, 그 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신선한 소재와 흥미로운 접근 방식으로 역사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다!
역사를 소재로 하는 작품일수록 그 어떤 작품보다 동시대의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대중적인 친화력을 갖추어야 한다. 더욱 새롭고 보다 신선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연극 <패션의 신>은 패션 디자이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1960년대의 군사 독재와 베트남 전쟁을 ‘패션’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접근한다. 우리 현대사에서 베트남전은 한국이 타국의 전쟁에 개입한 최초의 전쟁으로 기록되어 있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유보적이다. 이 작품은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다루지만, 역사의 재현이 아닌 그 당시를 살았던 소시민의 딜레마에 초점을 둔다. 이와 같은 접근은 동시대의 관객에게 ‘개인이 곧 역사’라는 명제를 실감하게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바라보게 할 것이다.
딜레마에 선 인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연극 <패션의 신>은 ‘딜레마 앞에 선 인간’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 상처로 남아 있는 베트남 전쟁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의 고뇌를 통해 역사책 속의 베트남 전쟁을 동시대의 관객 앞으로 끌고 온다. 왜냐하면 우리 또한 극 중 주인공처럼 딜레마 앞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존재하는 이상 딜레마를 피할 수 없다. 딜레마는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직접적이며 구체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명분과 정의, 생존과 이념, 베트남전이 1960년대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던진 이 딜레마는 비록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유효하다. 단지 그 모습을 달리해 우리에게 던져질 뿐이다. <패션의 신>은 동시대의 관객에게 묻고 있다. 당신이라면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닫힌 무대와 열린 무대의 절묘한 조합을 통해 선보이는 연극의 정수
연극 <패션의 신>은 닫힌 무대와 열린 무대를 모두 사용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닫힌 무대의 주공간인 ‘프랑수아 장 부디끄’는 사실성이 강조되는 연극적 공간으로 배우들의 사실적이고 정교한 연기에 집중한다. 치밀한 극작술과 배우의 연기술이 쌓아 올리는 닫힌 무대에서의 극적 에너지는 열린 무대에서 폭발적으로 발산된다. 열린 무대에서는 논리성에 구애 받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이러한 열린 무대의 사용은 물리적 한계를 갖고 무대를 오히려 연극적 상상력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는다. 닫힌 무대와 열린 무대의 절묘한 조합은 이 작품을 오직 무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연극적인 연극’으로 만든다. 극작술과 연기술, 연출적 상상력의 극적인 조화를 통해 한정된 무대 공간에서 얼마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 시놉시스
프랑수아 장. 한국 최초의 프랑스 유학파 디자이너인 그는 패션 불모지인 한국에 돌아와 자신의 이름을 건 ‘프랑수아 장 부디끄’를 운영 중이다.
어느 날, 그의 부디끄에 육군 방첩부대의 부대장인 방산도가 찾아온다. 세계 군복 콘테스트에서 한국 군복이 적국인 북한은 물론 아프리카 나라의 군복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고 꼴등을 했기 때문이다. 방산도는 프랑수아 장에게 다음 콘테스트에서 명예 회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군복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한다.
프랑수아는 한국 고유의 사상인 홍익인간을 콘셉트로 하여 60년대의 패션의 특징인 미니멀, 반복된 패턴, 화사함이 돋보이는 새 군복을 만든다. 하지만 전혀 군복 같지 않은 이 군복을 보고 분노한 방산도는 제대로 된 군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군대를 알아야 한다며 프랑수아에게 패션 학교 설립을 조건으로 군대 체험을 제안한다. 프랑수아는 그토록 꿈꾸었던 패션 학교를 지어준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일주일 간의 군대 체험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제 아시겠습니까? 새 군복이 이 나라한테 얼마나 중요한지.
군대 체험 일주일과 디자인 학교를 바꾸는 겁니다.”
■ 극단 소개
극단 명작옥수수밭은 한국 근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연작 시리즈를 계속해서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사적 상황이 던진 딜레마’와 ‘그 딜레마 앞에 선 소시민’이다. 지금까지 무대에 올린 <어느 마술사 이야기>(1970년대), <세기의 사나이>(1910~1950년대), <깐느로 가는 길>(1990년대), <타자기 치는 남자>(1980년대)는 당시를 살았던 소시민의 삶과 그들의 딜레마를 무대화한 것이다. 이 작품들은 궁극적으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비추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일련의 작업에 대해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대표이자 연출인 최원종은 다음과 같은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 작품들은 동시대의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나라면 그 딜레마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잘못된 역사는 잘못된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냉철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또한 역사는 기억되고 전달될 때 그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지난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조명을 해야 하는 것은 보다 정의롭고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이다.”
■ 캐스팅
이종무, 박경주, 김규도, 박희정, 유종연, 이창민, 박석원, 김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