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3주년 기념!
국채보상운동 희곡 공모 대상 작품!
역사의 그늘 아래에서 제각기의 소신을 당당히 펼쳐나간 여성들의 이야기
2015년,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의 명단이 발견되었다. 역사의 그늘 아래 묻혀 있던 국채보상운동의 여성 주역들이 108년만에 비로소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당시 여성의 지위는 종속적인 존재에 불과했지만 국가의 위기 앞에 여성들도 한 사람의 백성으로서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다.
연극 <무희 - 무명이 되고자 했던 그녀>에 등장하는 네 명의 여성, 선향, 순영, 초희, 자옥은 품은 사상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다르다. 그러나 각자의 방식으로 나라와 나 자신을 지키고자 확고하게 소신을 펼쳐나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국채보상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주체적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채보상운동이 가진 가치와 의미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근현대사 재조명 프로젝트!
극단 명작옥수수밭은 한국 근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연작 시리즈를 계속해서 무대에 올리고 있다. <어느 마술사 이야기>(1970년대), <세기의 사나이>(1910~1950년대), <깐느로 가는 길>(1990년대), <타자기 치는 남자>(1980년대) 그리고 <무희- 무명이 되고자 했던 그녀>(1900년대)로 이어지는 이 작품들은 기억해야 할 과거의 시간과 그 시대를 살았던 소시민들의 삶을 무대화하여 과거를 통해 현재를 비추는 거울로서 관객과 마주한다.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대표이자 연출인 최원종은 “역사는 기억되고 전달될 때 그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지난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조명을 해야 하는 것은 보다 정의롭고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이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베테랑 배우들의 단단한 존재감
믿고 보는 캐스팅으로 소문난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공연답게 주조연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잭 더 리퍼>, <빨래>, 연극 <헤비메탈 걸스>, SBS드라마 <아모르파티 - 사랑하라, 지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여진이 주인공 선향 역을 맡았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 사건>, <세기의 사나이> 등 수많은 연극 작품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쳐온 임정은이 순영 역을 맡는다. 선향을 따르는 말괄량이 기생 초희 역은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연극 <헤비메탈 걸스> 등에 출연한 카멜레온 같은 배우 구옥분이, 선향만큼이나 춤이 뛰어났지만 기생을 그만두고 매국노의 첩이 된 자옥 역은 연극 <사랑별곡>, <나생문>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박초롱이 각각 분한다. 여기에 강렬한 존재감의 배우 오민석과 최영도, 그리고 방송과 무대를 오가며 활약 중인 배우 주연우가 신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작품을 빈틈없이 채워나갈 예정이다.
■ 국채보상운동이란?
1904년의 고문정치 이래 일제는 한국의 경제를 파탄에 빠뜨려 일본에 예속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정부로 하여금 일본으로부터 강제로 차관을 도입하게 하였다. 고율의 이자가 가산되어 격증되는 국채로 국운이 절박한 상황에 처하자 1907년에 이르러 거국적인 국채보상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국채보상운동을 제창하고 나선 것은 대구 지방의 애국지사들이었다. 대동광문회 부사장 서상돈의 제의에서 시작된 이후 제국신문에 실린 국채보상 취지문을 바탕으로 전국에 들불처럼 번져나가게 된다.
서울에서는 국채보상기성회가 설치되어 운동을 전국화, 조직화 했으며 이에 기탁되는 의연금을 보관하고 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통합기관으로 국채보상지원금총합소를 설치하였다.
국민들의 애국운동이 고조될 즈음에 고종황제가 단연에 참가함으로써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된다. 이 운동에는 여성들도 적극 참여하였는데 대구 남일동의 7부인이 결성한 패물폐지부인회가 전국 여성운동의 효시가 되었다.
국채보상운동의 파급과 성과에 놀란 일제 통감부는 이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매일신보사 총무인 양기탁을 근거도 없이 국채보상의연금 횡령이라는 누명을 씌워 구속했다가 무죄로 석방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채보상운동은 점차 쇠락하였다.
국채보상운동은 애국계몽운동의 중심적 위상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운동이었으며, 우리 역사 사상 최초의 국민운동이었다. 모집한 의연금은 한일합방의 국치 이후 한국 국민들의 민립대학 설립운동의 재정적 기초가 되었다.
■ 시놉시스
경고(警告) 아(我) 부인동포라.
우리가 함께 여자의 몸으로 규문에 처하와 삼종지도(三從之道) 외에 간섭할 사무가 없사오나
나라 위하는 마음과 백성된 도리에야 어찌 남녀가 다르리오.
대구 월화장의 기생인 선향은 한때 뛰어난 무희였으나, 임금님 계신 궁중연회에 가서 춤을 추는 걸 거부한 일을 계기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동료 무희들로부터 미움과 원망을 받게 된다. 대구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선향의 꿈은 극장을 만드는 것인데, 그곳에서 오로지 춤만을 추기 위해서다.
극장을 지을 땅을 구하러 다니던 그녀는 순영에게서 땅을 사는 조건으로 그녀가 신문에 발표하려는 글을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로 다듬어주게 된다.
일제가 한국에게 강제 차관토록 해 경제파탄에 빠트리려 하자, 그 돈을 갚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이 남성들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순영의 글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 역시 국채보상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자는 취지의 글이었다. 그 인연으로 선향 역시 자연스럽게 이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일진회 이완배와 조선의 초대 총독을 꿈꾸는 마쓰다는 대구에서 불기 시작한 국채보상운동을 막기 위해 계략을 세우기 시작하고, 무희로 살아가고자 했던 그녀는 춤과 나라를 구하기 위한 선택 사이에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게 된다.
“무희는 무희의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예가 된다면 그 길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 캐스팅
김여진, 임정은, 구옥분, 박초롱, 오민석, 최영도, 주연우,
박현수, 박석원, 김설빈, 조수빈, 강수현, 김수민, 황연수, 강기혁, 신무길, 권나현